북, ‘전시예비물자 관리 부실’ 간부들 처벌 예고

앵커: 최근 민간 전시예비물자 관리 실태를 검열한 북한 당국이 전시예비물자 식량 확보에 실패한 양강도당의 간부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예고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일 “양강도 민간 전쟁예비물자 검열이 6월 1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었다”며 “당중앙군사위원회, 중앙당 민방위부가 합동으로 진행한 이번 검열에서 도당 간부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예고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검열은 4년에 한번씩 진행되는 정기적인 검열로 최근의 국제정세와는 아무 연관도 없다”면서 “이번 검열의 기본 대상은 전시지휘시설과 주민 대피용 방공호, 전시예비물자를 보관하는 ‘2호 창고’와 ‘4호 창고’였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검열 결과 양강도는 전쟁예비물자 식량 9개월분이 있어야 했지만 7개월분도 채 모자랐다”며 “검열 성원들은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양강도는 올해 초부터 검열을 예견하고 대책 마련에 급급했지만 전쟁예비물자 식량 확보에는 실패했다”며 “이 문제로 양강도당 책임비서와 민방위부장, 내각 수매양정성(현 양곡관리성)의 간부들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후 중앙에서 전시예비물자 식량을 기존의 3개월분에서 1년분으로 늘릴 것을 지시했다”며 “2023년부터 해마다 3개월분씩 늘려 2025년까지 1년분의 전쟁예비물자 식량을 확보하라는 것이 중앙의 지시”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하지만 양강도는 지난해인 2024년, 농촌에서 전쟁예비물자 식량 마련에 필요한 농산물들을 거두어 들이지 못했다”면서 “내각 수매양정성과 양강도당의 간부들이 서로 책임을 떠밀다가 농산물을 확보하는데 실패하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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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병사들이 평양 외곽에서 쌀 포대를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북한 병사들이 평양 외곽에서 쌀 포대를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북한 병사들이 평양 외곽에서 쌀 포대를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Reuters)

이와 관련 양강도 민방위 부문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전시예비물자 식량은 무슨 수를 쓰든 가을에 모두 채워 넣어야 한다”며 “그러나 양강도는 지난해 가을, 내각 수매양정성만 쳐다보다가 식량 확보에 실패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전시예비물자 식량은 원칙적으로 벼만 저축하게 되어 있다”며 “하지만 고산지대인 양강도는 벼농사가 안되기 때문에 내각 수매양정성에 감자와 강냉이를 바치고 대신 전시예비물자로 보관할 벼를 받아오도록 약속되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네 탓 공방만 하다가 식량 확보 실패

“이 과정에서 내각 수매양정성과 양강도당이 크고 작은 마찰을 빚었다”며 “양강도의 농촌에서 감자와 강냉이를 누가 거두어들이며, 감자와 강냉이를 거두어 들일 자동차와 휘발유는 누가 보장해야 하는지를 놓고 서로 책임을 회피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검열 과정에서도 양강도당의 간부들은 전쟁예비물자 식량을 확보하지 못한 책임을 전부 내각 수매양정성의 탓으로 몰고 갔다”며 “하지만 검열 성원들은 양강도당 간부들의 변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