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학생신발 공급 차질에 간부들 처벌

앵커: 북한 양강도 당국이 학생신발 공급에 차질을 빚은 도 무역관리국과 혜산신발공장 간부들을 처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양강도 교육 부문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일 “지난달 31일, 도당에서 도급 기관장, 초급당비서들이 참가한 가운데 학생 교복 공급 총화 회의가 있었다”며 “회의에서 도 무역관리국과 혜산신발공장의 간부들이 처벌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김일성의 생일인 올해 4월 15일을 맞아 전국적으로 학생 교복 공급이 있었다”며 “양강도는 교복 생산을 제때 하지 못해 4월 15일에 맞추어 혜산시 소학교(초등)들과 초급중학교(중등) 학생들에게만 우선 교복을 공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시, 군 학생들의 교복은 2차와 3차로 나누어 5월말까지 공급을 마쳤다”며 “그러나 양강도는 학생들의 신발 공급을 마치지 못해 아직까지 중앙에 학생 교복 공급을 완료했다는 보고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신발 생산에 필요한 생고무와 천을 수입할 과제는 지난해 10월, 도 무역관리국이 떠안았는데 자금 문제로 올해 2월까지 수입을 못했다”며 “양강도당이 자금을 해결해 준 3월말에야 겨우 중국으로부터 생고무와 천을 수입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생고무와 천의 수입이 늦어지면서 학생 신발 생산을 최대한으로 다그쳐야 할 시기에 하필이면 혜산신발공장의 변압기가 과부하로 불타버렸다”며 “혜산신발공장은 변압기 수리를 마친 5월 20일경부터 부분적인 생산을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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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산의 한 신발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2018년 1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산의 한 신발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2018년 1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산의 한 신발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Reuters)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4일 “일단 신발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6월 10일경이면 학생신발생산을 마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도 무역관리국과 혜산신발공장의 간부들은 처벌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도 무역관리국은 수입 물자 돌려 막기를 하다가 자금을 제때에 거두어 들이지 못해 생고무와 천 수입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러한 사실을 제때에 도당에 보고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자금 회수에 매달리다가 시간을 놓쳤다”고 설명했습니다.

“혜산신발공장의 경우 자체 용량도 부족한 변압기를 주변 영농물자수송대, 버스사업소와 불법적으로 나누어 쓰다가 지난 4월 7일, 사고를 일으켰다”며 “도당 책임비서가 직접 공장을 찾아가 ‘한주일 안에 수리를 마치라’고 지시했지만 필요한 구리 선을 구하지 못해 40일 동안이나 공장을 돌리지 못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생산차질로 관련 간부들 무더기 처벌

소식통은 “이런 책임을 물어 도 무역관리국, 혜산신발공장 초급당비서가 도당으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았고, 도 무역관리국장과 신발공장 지배인은 6개월의 무보수 처벌을 받았다”며 “혜산신발공장 기사장은 현재 도당에서 사상 검토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원료, 전기, 설비를 비롯해 생산을 하려면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다”며 “학생 교복을 생산하라고 하면서 정작 국가는 필요한 옷감조차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