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활동가들, 이 대통령에 “북한 인권에 진정성 보이길”

앵커: 이재명 21대 한국 대통령에 대한 탈북민들의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탈북민 출신의 북한 인권 운동가들은 이재명 정부가 ‘강제북송’을 했던 문재인 전 정부의 기조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통적으로 한국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를 보여왔던 탈북민 출신 북한인권 운동가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한편으로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진보 정부들은 북한과의 교류, 협력을 위한 정책에 매몰되며 북한 인권 개선과 관련한 정책에는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란 지적입니다.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 청년 2명의 강제북송,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한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 제정, 북한인권단체들에 대한 사무검사,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의 공동제안국 불참 등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지난 진보 성향의 정부의 기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20년에는 한국 해수부 공무원이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격돼 사망했는데, 이와 관련해 적극적인 구호 조치와 이에 대한 책임 규명을 적극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받은 바 있습니다.

북한 인권 운동을 벌이는 탈북민들이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입니다.

림일 탈북 작가의 말입니다.

[림일 작가] 제가 7명의 대통령 선거를 해봤습니다. 공약은 말 그대로 표를 잡기 위한 것이지, 실천하는 공약은 없었던 것 같아요. 어느 대통령이든 그랬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재명 정부는 보수 정당이 하듯이 탈북민들을 먼저 온 통일로 보고 우대하는 정책을 펼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북한 인권을 외면할 수 없다고 했지만 북한 인권 운동이 탄압 받을까봐 두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권효진 국제펜클럽망명북한센터 이사장도 “이재명 정부가 북한 인권을 실제 개선한다고 해도 형식적인 것에 불과할 것 같다는 걱정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외교안보보좌관을 맡고 있는 위성락 의원이 지난달 28일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이 개최한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외교안보보좌관을 맡고 있는 위성락 의원이 지난달 28일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이 개최한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RFA)

“북 인권 개선 진정성은 북한인권재단 설립이 척도”

탈북민 활동가들은 새로운 한국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북한 인권 개선’ 공약의 진정성을 가늠할 척도로 북한인권재단의 설립을 꼽았습니다.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의 말입니다.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 북한인권재단이 설립돼야 북한인권법이 제대로 시행되겠는데, 그 재단 설립을 그동안 막고 있는 곳이 민주당이지 않습니까? 그래도 (정부, 여당이) 인권 재단 설립부터 시작한다고 하면 정말 너무 감사한 일이고, 민주당에 대한 우리 인권 활동가들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장도 문재인 정부 당시 이뤄진 강제북송에 대한 사과와 북한인권재단의 조속한 설립을 북한인권 개선을 천명한 이재명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척도라고 말했습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장] 강제북송 사건은 시간이 지났지만 어쨌든 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시기에 일어난 일이고 전임 대통령 일이라면 정식 사과는 아니더라도 ‘강제북송 사건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스럽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해서 결정하겠다’든지 이런 내용 정도는 얘기할 수 있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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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21대 대통령 선거에 앞서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던 전주명 통일을준비하는탈북자협회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전 회장은 이 대통령이 탈북민들의 일자리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전주명 통일을준비하는탈북자협회장] (이재명 대통령 취임으로) 우려되는 것은 없습니다. 탈북민 정착 지원에 대통령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면 좋죠. 공공기관 일자리를 비롯해서 탈북민들이 어렵게 사업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