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DIA “북, 2035년 ICBM 50기 보유 가능성”

앵커: 북한이 현재 대륙간탄도미사일 10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10년 안에 50기까지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현지 시간으로 13일 공개한 미국 본토 미사일 위협 평가 보고서.

북한이 오는 2035년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50기까지 보유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DIA는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들을 성공적으로 시험했다”며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현재 보유한 ICBM은 10기 이내로 추정되지만, 향후 10년 동안 40기 정도를 더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ICBM에 다수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만큼, 지금 보유한 장거리 미사일이 닿지 않는 미국 본토 지역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그레고리 기요(Gregory Guillot) 미국 북부사령관은 이날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계속해서 국제 비확산 체제를 무시하고 전략 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신형 ICBM과 관련해 북한 정권이 내놓는 발언들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략 무기 프로그램을 연구·개발 단계에서 양산 및 배치 단계로 전환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레고리 기요(Gregory Guillot) 미 북부사령관 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관이 13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주최한 북부사령부의 2026 회계연도 예산안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레고리 기요(Gregory Guillot) 미 북부사령관 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관이 13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주최한 북부사령부의 2026 회계연도 예산안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 출처: 청문회 동영상 캡쳐)

기요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북한이 보유한 무기 재고가 빠르게 늘 수 있고, 향후 몇 년 안에 북부사령부가 탄도미사일 방어를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신형 ICBM ‘화성-19형’을 경계하면서, 북한이 지난해 10월 처음 시험 발사한 이 미사일이 기존 무기보다 추진력 등이 향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사령관은 “화성-19형은 고체연료를 써 발사 준비 기간이 짧기 때문에, 발사를 미리 감지할 여지를 줄이면서 북미 전역에 핵탄두를 날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을 중국·러시아·이란과 함께 미국의 주요 적국으로 규정하면서, 미국이 이 가운데 하나와 직접 충돌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진단도 내놓았습니다.

김 총비서가 통일 정책을 철회하고 국제무대에서 공세적인 태도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정전 상태인 한반도에서 새로운 분쟁이 일어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한 북러 군사협력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사령관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관련해, 북한과 러시아가 자신들의 전략적인 입지를 강화하고 서방 주도 국제 질서에 도전하기 위해 어디까지 갈 준비가 돼 있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러시아가 북한에 대가로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스러운 의문을 자아낸다”며 “그 대가에는 북한의 첨단 전략 무기 개발을 가속할 수 있는 전문 지식이 포함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관련기사

미 국가정보국 “김정은, 핵 포기 의사 없어”

한미일 외교장관, 북 ICBM 발사∙러시아 파병 강력 규탄


북한은 지난해 10월 ICBM 시험발사를 전격 감행하는 등 핵전력 강화 시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당시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지난해 10월)] 우리 군은 오늘 07시 10분경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하였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되어 약 1,000km 비행 후 동해상에 착탄하였으며...

“북핵 대응 ‘재래식 타격 3축 체계’ 구축해야”

한국 내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한 이른바 ‘재래식 타격 3축 체계’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이상규 한국 국방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핵 사용 결정 권한이 미국에 있는 상황에 한반도에서 안정적인 핵 억제를 구현하려면 비핵 기반의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지상·해상·공중에 분산된 정밀 타격체계, 즉 재래식 타격 3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 실장은 한국 군이 북한의 공격 이후에도 반드시 생존해서 대규모 재래식 보복을 감행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춰야 하며, 그 이전에 선제공격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심각한 보복과 전략적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을 북한 측에 심어줘야 한다며 이같이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상에서는 고위력 재래식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해상에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공중에선 무인기를 포함한 항공자산에서 운용하는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중심으로 전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실장은 이 같은 접근이 한국의 독자 능력으로 북한 핵위협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재래식 전력 강화가 한미동맹이 발휘하는 통합적·전략적 억제의 신뢰성과 효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