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한군 훈련 첫 공개... ‘김정은 찬가’ 부르며 행군

앵커: 러시아가 북한군의 파병을 공식 인정한 가운데,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 훈련을 벌이는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특히 북한군은 전통 군가 대신 김정은 위원장을 찬양하는 선전가 ‘친근한 어버이‘를 부르며 행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재우 기자입니다.

[인민군 합창 소리] 위대하신 영도자 김정은, 사랑하자 김정은!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북한군의 훈련 영상입니다.

러시아 국방부가 쿠르스크주 해방 작전에 참여한 북한군의 전투 훈련 장면을 공식적으로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상 속 북한군은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소총 실탄을 사격하고, 휴대용 대전차로켓(RPG)을 발사하는 등 실전 훈련을 소화했습니다.

“마지막까지!”를 외치는 지휘관의 구호에 맞춰, 수류탄 투척 훈련과 참호 돌파 훈련도 이어졌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북한군이 훈련 중 부른 노래입니다.

기존 군가 대신, 지난해 새로 제작된 김정은 찬양가 ‘친근한 어버이‘를 집단으로 부르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친근한 어버이‘는 2021년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 기념 공연에서 처음 소개된 ‘친근한 이름‘을 개사한 곡입니다.

김정은을 ‘사랑과 정으로 품어주는 지도자‘로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경쾌한 멜로디와 영상 편집 덕분에 일종의 ‘밈’처럼 SNS에서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2월, 관광객을 상대로 한 공연에서도 이 노래를 선보였고, 한 외국인 유튜버의 영상에는 북한 가이드가 노래방에서 ‘친근한 어버이‘를 부르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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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북한군 부대가 우리의 영토를 침공한 우크라이나 신나치 부대를 격퇴하는 데 적극 참여했다”고 밝히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공개 감사를 전했습니다.

북한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 해방 작전에 참여했다고 공식 인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 태미 브루스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시키는 데 기여한 북한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이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데 대해 계속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브루스 대변인은 이어 “북한의 러시아 군사 파견과, 이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모든 지원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며, “특히 러시아가 북한군에 훈련을 제공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1874호, 2270호가 금지한 북한에 대한 군사 훈련 및 지원 제공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박재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