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새로 건조한 5천톤급 구축함 진수식이 지난 25일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습니다. 진수식 광경을 TV로 지켜 본 주민들 속에서 김 총비서가 허례허식을 너무 좋아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포시에서 지난 25일 진행된 새 구축함 진수식에 김정은 총비서는 딸 김주애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이날은 북한이 1932년 4월 25일 김일성 주석이 일제에 항거하는 무장 부대를 결성했다고 주장하는 날입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7일 “25일 김정은과 그의 딸이 참가한 가운데 새로 건조한 구축함 진수기념식이 있었다”며 “어제 중앙텔레비죤에서 진수기념식을 담은 1시간짜리 기록영화 영상이 방영됐는데 이에 대한 평가가 별로 좋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신문 방송에서는 구축함 진수 행사가 남포조선소에서 진행됐다고 했지만 남포사람들은 행사 장소가 남포항이었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행사를 본 주민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김정은이 요란한 행사 같은 허례허식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라며 “김일성, 김정일에 비해 업적도 별로 없고 나이도 많지 않은 김정은이 자기를 너무 내세우는 모습을 많이 지적한다”고 밝혔습니다.
“기록 영화에 열차로 남포항에 도착한 김정은이 300미터 정도 떨어진 행사장에 다시 승용차를 타고 움직이고 짧은 거리를 이동하면서 오토바이 호위를 받는 모습이 나온다”며 “김일성, 김정일은 절대 그러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김일성과 김정일을 칭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외국 수반과 같이 평양 시민들의 연도 환영을 받으며 이동할 때를 제외하고는 국내 행사에서 오토바이 호위를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명예위병대(의장대)도 마찬가지”라며 “이번을 비롯해 쩍하면 김정은이 군부대나 지방을 시찰하면서 명예위병대의 사열을 받았는 데 과거에는 외국 수반을 영접하는 행사 때에만 명예위병대가 등장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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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함경북도의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김정은의 허례허식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며 “텔레비죤으로 방영된 기록영화를 본 주민들의 반응은 다양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영상을 보면 행사 도중 주석단에 앉은 김정은이 다른 간부들과는 별로 말을 나누지 않고 딸과만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여러 번 나온다”며 “이에 대해 의아해하는 주민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김일성과 같이 활동한 투사(빨치산)들 중 왜 하필 최현의 이름을 배에 붙였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한다”며 “수령에 충직했고 인민군대 창건에 공로가 많다고 당국이 선전해온 투사를 보면 결코 최현이 첫번째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책, 안길, 강건, 최용건 등 최현 보다 직책도 높고 공로도 많은 투사들을 제치고 당시 여단장에 불과했던 최현의 이름을 붙인 데 대해 사람들은 김일성이 아니라 김정일과의 친분을 기준으로 정한 것 같다는 말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큰 군함인 구축함이 등장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기름이 없는데 무슨 기름으로 저 큰 군함을 움직이겠는가‘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