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4.25(인민군 창건절)를 맞으며 전국 학교의 토끼사육 실태를 검열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선 김일성 시대부터 토끼사육이 풀과 고기를 바꾸는 것이라며 전국의 학교에 그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국가에서 군부대에 공급해야 하는 고기와 (방한복용) 가죽 확보를 위한 것이란 지적입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주부터 도 내 학교(초·고급중학교)마다 토끼사(축사) 검열이 시작됐다”며 “도당 지시로 도 청년동맹위원회가 검열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마다 인민군대에 더 많은 고기와 가죽을 지원해야 한다며 학교마다 토끼사를 확장하도록 강조하는 것은 반복되지만, 학교 토끼사를 검열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검열 대상은 토끼우리 규모와 토끼 사육 수 등”이라며 “어미토끼와 새끼토끼까지 1,000마리 기준이 미달된 학교의 청년동맹지도원은 경고 처벌(출당·철직 전 처벌)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소학교와 초·고급중학교에는 정치사상조직인 소년단조직(9~13세)과 청년동맹조직(14~18세)이 있는데, 해당 조직을 책임진 교사가 청년동맹지도원입니다.
관련 기사
“쌀이든 돈이든 바쳐라” 북, 건군절 맞아 지원물자 강요
소식통은 “토끼사 검열에서 걸린 책임을 청년동맹지도원에게 따지는 것은 토끼 사료 해결과 토끼사를 관리하는 토끼소조활동에 소년단원과 청년동맹원들이 참가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토끼사 검열에서 집계된 어미토끼 숫자는 종자용을 제외하고 4.25전(인민군 창건절)까지 지역 군부대 원호물자로 보내도록 조치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4.25(인민군 창건절)를 맞으며 고원군에서는 인민군대 지원과 동시에 학교 토끼사 검열이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북 학생들, 들판 헤매며 토끼 풀 과제 수행
그는 “고원군에는 산이 많아도 산림보호 정책으로 산에 올라가 토끼풀을 뜯는 게 통제된다”며 “학교에서 매일 부과하는 토끼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10대 학생들이 들판을 헤매며 뜯어오는 풀로 토끼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어렵게 운영하는 토끼사 검열에서 당국은 4.25를 맞으며 각 학교마다 어미토끼 300마리를 인민군대 원호물자로 바치도록 하고, 새끼토끼를 더 넣어 토끼 마리수를 늘리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일부 교사들은 교육기관이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이지 군 후방물자를 보급하는 곳이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