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돼지 사료 장마당서 인기...“4개월 만에 어미돼지”

앵커: 지난해 평양에 신설된 운풍사료공장에서 생산되는 ‘성장 촉진제’ 첨가 사료가 돼지사육 기간을 반으로 단축시켜 장마당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1990년대 식량배급제도가 무너진 이후 북한에서는 돼지축산이 대중 부업으로 확산됐습니다. 밀주를 생산하며 나오는 모주나 음식잔반을 사료로 이용하면 7~9개월 만에 돼지를 길러 장마당에 판매하여 가족의 식량을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황해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사리원에서는 운풍사료가 소문났다”며 “돼지 크는 속도가 모주(사료)보다 두 배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운풍사료는 작년 말부터 사리원 장마당에 나오기 시작했다”며 “평양 통일거리에 새로 들어선 운풍사료공장에서 생산되는 가축사료”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마대로 포장(25킬로)된 사료 설명서에는 쌀겨와 콩가루, 강냉이 가루에 성장 촉진제가 첨가되어 있다고 써있어 장마당에서는 고급사료로 판매되기도 한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운풍사료로 돼지를 길러 본 사람들은 이 사료가 비싸지만 4개월 만에 새끼돼지가 어미돼지로 크기 때문에 비싼 게 아니라고 말하며 수요자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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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현재 황해북도 사리원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평양 운풍사료는 한 마대에 25달러(북한 돈 57만원)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미국 달러와 북한 돈의 시장 환율은 1달러에 2만3천원입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요즘 순천에는 돼지촉진제 운풍사료가 평양에서 차판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돈이 많은 장사꾼이 통째로 넘겨받는다”고 전했습니다.

북한군 공군부대의 돼지 공장.
북한군 공군부대의 돼지 공장. 북한군 공군부대의 돼지 공장. (연합)

사료 외상 주고 고기 원천 확보하는 장사꾼

그는 “운풍 사료는 한 마대에 25달러여서 돼지를 기르며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며 “이에 사료 장사꾼이 평양에서 넘겨받은 운풍사료를 돼지를 기르는 집집마다 한 마대씩 외상으로 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사료 장사꾼의 외상 조건은 4개월 이후 어미돼지를 장마당에 팔 때 자기에게 팔도록 했다”며 “그러면 사료 가격을 제하고 나머지 돈을 현금으로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평양과 가까운 순천에서 주민들이 기르는 돼지는 대부분 평양시장으로 유통된다”며 “평양식당에서 돼지고기 수요가 높아 사료 장사꾼이 돼지고기 원천을 확보하기 위해 운풍사료를 외상으로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